14년간 이어온 변화, 이제 꽝찌성의 공공보건의료체계로
·14년간 이어온 변화, 이제 꽝찌성의 공공보건의료체계로
·“장애가 있어도 살 만한 지역을 만드는 것, 그것이 메디피스의 사명입니다.”
장애가 있어도 자신이 살아가는 지역에서 필요한 보건의료와 재활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메디피스는 2012년부터 베트남 꽝찌성에서 장애아동과 가족을 위한 지역사회 기반 재활사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장애아동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먼 곳까지 이동하지 않아도 되도록 지역 보건소를 기반으로 데이케어센터(DCC)를 구축하고, 재활치료부터 방문재활, 가정 내 재활교육, 부모교육, 지역사회 인력 교육까지 활동의 범위를 넓혀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메디피스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장애 당사자와 가족, 지역 보건인력과 지방정부 등 지역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고, 지역의 일차보건의료체계 안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14년이 지난 지금,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은 꽝찌성 보건국의 공식 운영 가이드북으로 정리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지방정부가 예산과 인력을 이어받아 DCC를 직접 운영하는 변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메디피스 베트남지부 홍정표 지부장을 만나, 꽝찌성에서 지난 14년간 만들어진 변화와 그 경험이 베트남과 메콩 지역의 지역사회 재활에 갖는 의미를 들어봤습니다.
Q1. 메디피스는 왜 2012년부터 꽝찌성에서 장애아동 재활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A. 모든 아이에게는 자신이 살아가는 지역에서 건강하게 일상을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꽝찌성의 장애아동들은 지역적 특성과 사회적 환경 때문에 필요한 보건의료와 재활서비스를 충분히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습니다.
메디피스가 이 사업을 시작한 이유도 바로 그 지점에 있습니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치료와 돌봄에서 멀어지는 아이들이 없도록, 아이들이 자신이 살아가는 지역 안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것이 국제보건에서 이야기하는 일차보건의료의 중요한 가치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이 가능한 한 자신이 살아가는 지역 가까이에서 필요한 보건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하고, 재활 역시 그 체계 안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저는 ‘장애가 있어도 살 만한 지역’을 만드는 것이 메디피스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2. 그렇다면 메디피스가 만든 데이케어센터(DCC)는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가요?
A. 처음에는 DCC를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DCC의 역할은 훨씬 넓어졌습니다.
아이들에게 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고, 부모가 아이의 재활을 이해하고 가정에서도 이어갈 수 있도록 교육했습니다. 방문재활과 가정 내 재활교육도 진행했고, 마을보건요원과 지역의 의료·재활 인력을 교육하면서 지역사회 전체가 장애아동을 함께 지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의 참여입니다.
전문가나 외부기관이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재활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장애당사자와 가족이 참여하고, 마을보건요원과 지역 보건기관, 지방정부와 다양한 지역사회 이해관계자가 각자의 역할을 함께 만들어가야 합니다.
결국 치료가 센터에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센터에서 아이를 만나고, 마을과 연결하고, 가정에서 다시 재활이 이어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DCC는 단순한 치료 공간이라기보다, 아이와 가족, 지역사회 그리고 일차보건의료체계를 연결하는 지역사회 재활의 거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3. 그렇다면 지난 14년 동안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지역사회가 직접 장애아동을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으로 사업의 방향이 확장됐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와 가족을 만나고, 부모교육을 진행하고, 마을보건요원을 교육하고, 의료·재활 인력을 양성하면서 하나의 경험이 쌓일 때마다 다음 단계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이 메디피스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장애아동과 가족, 마을보건요원, 지역 의료·재활 인력, 보건소와 보건국, 지방정부 등 많은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면서 지금의 모델을 만들어왔습니다.
14년이라는 시간은 단순히 사업을 오래 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현장에서 무엇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당사자와 가족 그리고 지역사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지역의 보건기관과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지를 계속 경험하면서 지역에서 지속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온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Q4. 이번에 꽝찌성 보건국의 공식 운영 가이드북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변화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A. 저는 이번 성과에서 가이드북이 만들어졌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메디피스와 지역 보건기관, 장애아동과 가족들이 현장에서 함께 쌓아온 경험이 공식 운영 기준으로 정리됐기 때문입니다.
가이드북에는 DCC 운영뿐 아니라 대상자 등록과 평가, 개별 중재와 정기평가, 의료·재활 인력 간 협력, 보호자와 지역사회 참여 등 실제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즉, 메디피스가 현장에서 해왔던 경험이 특정 사업이나 특정 기관에만 남는 것이 아니라 지역 보건기관이 공통된 기준을 가지고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으로 정리된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하나의 사업 성과가 지역의 공공보건체계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Q5. 이번 성과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지방정부가 예산과 인력을 이어받아 직접 운영하게 된 점입니다. 왜 중요한가요?
A. 국제개발협력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사업기간 동안 좋은 성과를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이 끝난 뒤에도 현지에서 계속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이번 변화는 메디피스가 계속해서 외부에서 지원해야 유지되는 구조에서 벗어나, 꽝찌성 지방정부가 예산과 인력을 이어받아 직접 운영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지역 보건소라는 기존의 일차보건의료체계를 활용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위해 계속 별도의 체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역이 이미 가지고 있는 보건인력과 시설, 행정체계 안에 재활서비스가 자리 잡도록 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지속가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메디피스가 계속해서 모든 것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정부와 지역사회가 스스로 운영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드는 것. 현지 정부와 지역사회가 스스로 운영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드는 것입니다.
결국 메디피스가 남기고 싶은 것은 하나의 시설이 아니라, 현지에서 계속 작동할 수 있는 보건의료체계입니다.

Q6. 그렇다면 앞으로 꽝찌성의 지역사회 재활은 어떤 모습으로 이어지게 될까요?
A. 앞으로는 꽝찌성 종합재활센터와 지역 보건소의 DCC, 마을보건요원, 그리고 가정이 서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역사회에서 장애아동을 조기에 발견하고 DCC에서 초기중재와 지속적인 재활서비스를 제공한 뒤, 보다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종합재활센터로 연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문적인 치료가 끝난 뒤에는 다시 지역사회와 가정으로 돌아와 지속적인 관리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종합재활센터와 지역 보건소가 각각 따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재활과 일차보건의료, 그리고 지역사회와 가정이 하나의 연속적인 서비스 체계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현재 꽝찌성에서는 6개 지역 보건소를 우선 대상으로 운영 가이드북을 적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적용 지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렇게 센터에서 마을로, 마을에서 가정으로 서비스가 이어질 때 지역사회 재활이 하나의 체계로 작동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7. 마지막으로, 앞으로 꽝찌성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가고 싶으신가요?
A. 저는 꽝찌에서 지난 14년 동안 만들어온 경험이 꽝찌에서만 끝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먼저 꽝찌성의 경험이 하나의 지역사회 재활 모델로 더욱 발전하고, 그 경험이 베트남의 다른 지역에서도 활용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조금 더 멀리 바라본다면, 베트남에서 축적된 경험이 국경을 넘어 라오스와 캄보디아를 비롯한 메콩 유역 국가들과도 공유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각 나라의 보건의료체계와 지역적 환경은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모델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역의 일차보건의료체계를 기반으로 하고, 장애당사자와 가족, 지역사회와 정부가 함께 참여하며, 각 지역이 스스로 지속할 수 있는 재활체계를 만들어가는 경험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은 단순히 더 많은 DCC나 더 많은 시설이 아닙니다.
장애가 있어도 자신이 살아가는 지역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받고, 가족과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며, 지역의 공공보건체계가 그것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하는 사회입니다.
지난 14년간 꽝찌에서 함께 만들어온 작은 변화가 베트남의 다른 지역으로 이어지고, 언젠가는 라오스와 캄보디아를 비롯한 메콩 지역의 경험과 서로 연결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14년 동안 함께 만든 변화
2012년, 지역사회에서 장애아동과 가족을 만나며 시작한 변화는
이제 아이와 가족을 넘어 마을과 지역 보건기관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경험은 공식적인 운영 기준이 되어
꽝찌성의 일차보건의료와 공공보건체계 안에서 이어질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메디피스는 장애당사자와 가족,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고 현지에서 계속 작동할 수 있는 재활의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14년 동안 꽝찌에서 함께 만들어온 변화가 꽝찌성의 공공보건의료체계 안에서 이어지고, 앞으로 베트남의 다른 지역과 메콩 지역의 더 많은 지역사회로 연결되어 가기를 바랍니다.